배송기사를 장난감처럼 생각하지 마세요
이 글은 배송기사 현장에서 새로 들어온 젊은 기사를 계속 재촉하고 놀리는 일부 선배 기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제가 배송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젊었습니다. 선배 기사가 뭐라고 해도 웬만하면 그냥 넘겼습니다. 제가 신입이니까 그렇겠지, 아직 일을 잘 모르니까 그러겠지 생각했습니다. 조금 놀리는 것도 원래 현장 분위기가 이런가 보다 하고 참았습니다.
그런데 배송 일을 하면서 정말 지겹도록 많이 들었던 말이 하나 있습니다.
“기사님, 빨리 좀 들어오세요.”
한두 번 들은 말이 아닙니다. 한 달도 아니었습니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던 선배 기사들에게 거의 3년 동안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신입이라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처음 배송 일을 시작하면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주소도 익숙하지 않고 노선도 모릅니다. 어디에 차를 세워야 하는지, 어떤 집은 엘리베이터가 있고 어떤 집은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선배 기사들이 빨리 들어오라고 해도 제가 느려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경력도 없었고 배우는 입장이었으니 어느 정도는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습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면서 저도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은 아니었습니다. 제 밑으로 후배 기사들도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나이는 여전히 어린 편이었지만 현장 경력은 생겼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선배 기사들이 저를 대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사님, 빨리 좀 들어오세요.”
그 말은 계속됐습니다.
제가 배송기사 일을 서두르지 않았던 이유
저는 원래 배송을 아주 빨리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천천히 일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배송기사는 물건 하나 들고 뛰어다니기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차를 운전해야 하고 골목에 들어가야 합니다. 사람과 오토바이를 살펴야 하고, 주소를 확인한 뒤 짐을 제대로 내려야 합니다.
저는 그 일을 무조건 서두르면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고를 내지 않고, 물건을 제대로 전달하고, 제 몸도 다치지 않은 채 일을 끝내는 쪽을 택했습니다.
사람마다 일하는 속도와 방식은 다릅니다. 누군가는 아주 빠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빠른 사람이 무조건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하는 사람이 무조건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배송은 결국 무사히 끝내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배송기사 현장에서는 빨리 끝내고 먼저 들어온 사람이 기준이 될 때가 있었습니다. 먼저 들어온 일부 기사는 다른 기사에게도 자기 속도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전화를 했습니다.
“기사님, 빨리 좀 들어오세요.”
처음에는 별것 아닌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말을 몇 년 동안 계속 들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선배 기사에게는 한마디였지만 저는 3년 동안 들었습니다
말하는 사람에게는 잠깐 건넨 한마디였을 겁니다. 전화를 끊고 나면 잊어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다릅니다. 오늘 듣고, 내일 또 듣고, 다음 주와 다음 달에도 듣습니다. 저는 그 말을 거의 3년 동안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젊으니까 참았습니다. 신입이니까 참았습니다. 현장이 원래 이런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러다가 입사한 지 대략 3년쯤 됐을 때, 어느 날 보니 제 손에 정신과 약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자랑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신과 약을 먹는 것이 무슨 훈장도 아닙니다. 제가 치료를 받게 된 모든 원인이 배송기사들이었다고 단정할 생각도 없습니다. 사람이 힘들어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다만 제가 그 현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컸던 것은 분명합니다.
배송이 얼마나 힘든지는 같은 일을 하는 기사들이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런데 젊은 기사 하나가 들어왔다고 계속 건드리고, 재촉하고, 놀리고, 자기 기준에 맞추려고 하면 그 사람은 더 힘들어집니다.
왜 같은 배송기사끼리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젊은 기사는 놀림감이 아닙니다
새로운 젊은 기사가 들어왔다고 장난감 하나 생긴 것처럼 대하지 마세요.
그 사람은 선배 기사들의 심심풀이가 되려고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놀림을 받으러 온 것도 아닙니다. 돈을 벌려고, 먹고살려고 일하러 온 사람입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계속 건드리고 놀리면 처음에는 후배 기사도 웃을 수 있습니다. 신입이니까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서 그냥 웃는 겁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도 정말 재미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도 경력이 쌓이면서 후배 기사들이 생겼습니다. 그때 저는 더 분명하게 느꼈습니다.
저는 후배들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젊다는 이유로 가지고 놀지 말고, 느리다고 무조건 닦달하지 말고,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는 일부러 늦게 들어간 날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자 저도 변했습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나중에는 그 기사들의 얼굴을 보는 것 자체가 싫었습니다. 배송이 늦어져서 늦게 들어간 날도 있었지만, 일부러 늦게 들어간 날도 있었습니다. 얼굴을 보기 싫어서 그랬습니다.
빨리 들어오라는 말을 계속 들으니 오히려 더 늦게 들어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좋은 대응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왜 그런 상태까지 갔는지는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사람을 피하려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신입이어서 참고, 젊어서 참고, 현장 분위기가 원래 그런가 보다 하면서 넘겼습니다. 그러다가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면서 사람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겁니다.
처음에는 몇몇 기사의 얼굴을 보기 싫었던 것이 나중에는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 자체가 싫다는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피곤했고, 누가 저를 재촉하면 짜증부터 났습니다. 괜히 말을 섞기도 싫었고 혼자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선배 기사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후배 기사를 빨리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물론 일이 남아 있을 수도 있고, 같이 해야 하는 작업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유를 설명하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습관처럼 반복하고 있다면 한 번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그 후배도 하루 종일 운전했습니다. 그 후배도 짐을 들었고 힘든 하루를 보냈습니다. 무엇보다 그 사람도 선배 기사와 똑같은 배송기사입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아래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놀려도 되는 장난감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한 번의 말로 사람이 무너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같은 말이 하루하루 쌓이면 다릅니다. 말한 사람은 기억하지 못해도 들은 사람은 몇 년이 지나도록 기억할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그 말을 기억합니다.
“기사님, 빨리 좀 들어오세요.”
그러니 새로 들어온 기사에게 제가 겪은 일을 똑같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기사가 조금 느릴 수도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사고를 피하고 물건을 제대로 전달하면서 자기 일을 끝내고 있다면 기다려주십시오. 정말 빨리 들어와야 할 이유가 있다면 재촉부터 하지 말고 그 이유를 설명해주십시오.
사람은 기계가 아닙니다.
그리고 배송기사는 누군가의 장난감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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